치열함 이후의 실패

요즘은 아주 행복한 인생를 보내고 있는 나지만, 모두가 그렇듯 나에게도 치열하게 노력했지만 실패했던 순간이 있다. 미리 결론을 정리하자면 결국 그게 실패가 아니란 것을 알게되었지만 말이다.

때는 수의예과 2학년이었다. 예과 1학년부터 과외와 삼성 드림클래스(중학교 방과후 학교 강사) 활동으로 번 돈을 가지고 예과 2학년 때 무휴학 반수를 위해 재수학원에 등록했던 적이 있다. 물론 부모님께도 그것은 비밀이었고 왜 맨날 밤 10시가 넘어서 귀가 하냐는 물음에 나는 그저 만날 사람이 많아서, 놀기 바빠서 그렇다는 말로 대답을 회피했다. 그 당시 이미 나이로 치면 4수를 했던 나였기에 더 이상 부모님께 자식의 입시(수능)로 인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20대 초중반의 조영광은 그러한 결정을 하고 치열했다.

예과 2학년 2학기는 9학점을 들었는데 1주일에 한번 정도는 대학을 가서 수업을 들었고 나머지 5~6일은 아침에 집에서 나와 재수학원으로 향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인터넷 강의도 내돈내산하다보니 부모님 카드에서 나가는 것과는 다른 소중함이 느껴지곤 했다.

여튼, 결론적으로 나의 예과 2학년 때 응시했던 수능(인생에서 5번째)은 실패했다. 이미 다니고 있는 대학에 갈만큼의 성적, 딱 그 정도만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 실패로 타인이 아니라 내의지로, 스스로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종종 세상이 이야기하듯 비워야 채워진다는 말처럼 그 깨닳음을 그 당시 강력하게 느꼈다. 결국 그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깔끔하게 시작을 할 수 있는 선물이었다.

나는 글의 앞 부분에서 언급하였듯, 요즘 나의 모습과 삶에 매우 만족하고 행복하다. 아마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 꿈을 꾸다 그 꿈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꾸지 않는다. 이전의 꿈이 현실이 되지 못하고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히 이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멋진 사람들에게 제안하자면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꿈을 꾸었으면 한다. 또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꿈들은 우리네 삶의 이유를 만들어주는 강력한 동력이라 생각한다.

꿈이 없다면 살아있을 뿐 살아가는게 아닐 것이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죽을 때까지 꿈을 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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