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촬영과 수의사라는 전문직

한달 전쯤, 인스타그램 DM으로 나를 프로필 촬영(for FREE)하고 싶다는 작가님의 연락을 받았다. 그의 피드에 보니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대부분 전문직)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분이 좋았고 그 촬영에 임했다. 의상이랄 것도 크게 따로 준비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고민이 생겼다. 보통 내 또래의 수의사,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들이 프로필 사진을 찍을 가운을 입고, 더 나아가서는 바디 프로필을 찍을 때도 가운을 입는 경우가 있다.

문득 든 생각인데, 조영광은 수의사이다라는 명제는 참이지만 조영광이 수의사의 삶을 대변한다는 것(수의사 삼촌이 말해주는~ 으로 시작하는 YOUTUBE 채널명 등) 말도 안되고 수의사라는 캐릭터는 나의 여러가지 부캐들 중 나에게 경제적 측면으로 유익을 줄 도구 중 하나일 뿐인데 과거의 나도 게시물을 올릴 때 #수의사 를 달곤 했다. 더 나아가서는 인스타그램 아이디에 ‘vet’을 포함하는 지인들이 많이 보인다.

이러다보니 수의사를 비롯한 전문직들이 그사세에 갇혀 확장되지 못하고 세상이라는 영역에서 축소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수의사이기에 얻은 기회이지만 고작 수의사가 된지 1년이 겨우 넘은 나에겐 아직은 만29세 조영광이 더욱 본캐에 가까운 것 같다.

작가님이 촬영 중 왜 가운을 챙겨오지 않았냐는 말에, 위의 말에 더해서 지금의 나답지 않은 모습이라는 말을 해주었다.

하지만 작품은 아주 만족한다, 물론 나의 생각만 옳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며.

수의사라는 하나의 단어만으로는 조영광을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전문직이라는 것은 국가에서 OO행위를 할 수 있다고 면허를 준 것이지 OO만 하라는건 절대 아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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